아주 추웠던 그 날.


잠깐이었다. 나는 잠깐이라도 너를 만나고 싶어 택시를 타고 달렸다. 그 날따라 강변북로는 뻥뻥 뚫려, 택시는 쉬이 오렌지빛 한강을 가로질러 달릴 수 있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예상보다 시간이 넉넉해 집에 잠시 들러 너에게 주려고 벼뤄두었던 CD를 챙겼다. 밤 9시가 다 되어가는 그 시간. 밖에는 생각보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너는 조금 늦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문 채로. '추운데.. 안 추워?' 괜찮아 괜찮아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네 입 안에서 둥글게 둥글게 굴려졌다. 그리고 지난 번에 들려준다 했지만 기회가 마뜩찮아 듣지 못했던 그 노래를, 오늘은 들려줄게 특별히- 라는 말을 덧붙여 한다.

그리고 한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쥐고 나머지 한 손으로 분주히 아이폰을 만진다. 바람이 불어 길게 느껴졌던 그 골목길이, 아이폰을 사이에 두고 우리의 귀를 가까이 대는 그 순간에 거짓말처럼 짧아졌다. 그 노래가 어떤 노랫말을 하고 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좋았다. 이 작업에 열심인 모습이 귀엽고 예뻐보였다. 가까이 있는 너의 팔을 잡았다. 바스락- 너의 파카가 소리를 냈다. 그리고 나는 잘했다, 최고다, 멋있다, 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었다. 좋았다, 최고로.

너의 목소리가 아이폰을 통해 나올 때 우리는 침묵했고 나는 그 침묵이 꽤 마음에 들었다. 후드를 뒤집어 쓴 네 옆얼굴도 근사해 보였다. 그리고 나는 CD를 건넸고 네 옆얼굴은 사라졌다. 휙, 웃는 눈. 너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도 같이 웃었던 것 같다. 고마워. 나는 역시 겨울이 좋다고 생각했다.

한달 남은 내 생일 선물을 미리 준다고 약속했었는데, 언제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너무 열심이잖아, 너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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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추억팔이

 

 

유니클로 김태우 대리님.

멋쟁이시다, 물론 지금도.

 

 

 

2010년 9월 7일 업데이트로 되어 있는데.

한희씨 인터뷰 후 정아랑 나랑. 젊네..

 

 

 

문지 단발이 더 이뻐.

 

 

 

우리 다이너펍 자주 갔는데.

헬즈벨즈 재킷 다시 ㄱㄱ

 

 

 

늘 옆에 있었는데. 수정언니!

 

 

 

장발 문지 장발 재혁

 

 

 

귀염둥이네

 

 

 

동호 ㄱ나니..? 이 날 개고생했는데 진짜.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덕유산 캠핑 촬영 ;;;;;;;;;;;;;;;;;;;;;;;;

 

 

 

카메라 처음 사고 실장님이 찍어주신 거. 역시 마이더스의 손.

 

 

 

카메라 자랑.

 

 

 

청순한 정아.

 

 

 

우리 이 때부터 친구 먹었던 것 같은데, 보경아. 기엽당 캬캬캬

 

 

 

생일날이었던 것 같은데, 이 날 카드 다 잃어버렸었다.

 

 

 

자주 울궈먹는 와쥐 콘서트 컷

 

 

 

이것도 있더라. 몽구스 인터뷰 날. 몬구오빠 링구 샤드오빠 이렇게 보니 새로웁네여.

 

 

 

내 머리도 새로워 ;; 적응 안돼 ;;;

 

 

 

귀여운척 쩌네....

 

우리 이 때 님아 님아 이러면서 대화했는데 아 아련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밌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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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나는 지금 마감일을 눈 앞에 둔 기자도 아닌데 막막한 기분이다. 3년 반 동안 너저분하게 늘어놓은 주변을 정리하고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데 주저주저만 하고 있다. 어제 문지가 물었다. 기분이 어떠냐고, 아직도 자기는 네가 퇴사하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너는 믿기냐고. 음 나는 믿기는데?? 하고 패기 넘치게 대답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매일매일 이 자리를 시원하게 털어내는 상상만 했는데, 이건 과연 시원한 기분일까? 


단순하게 사실을 말하자면, 쉬고 싶다, 얼른. 놀고 싶다, 엄청. 내일의 출근을 걱정하지 않고 내일 업데이트 될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이미지를 찾지 않고 억지로 글을 지어서 쓰지 않고 누군가에게 보고하지 않고 메일 쓰지 않는 하루. 늘 궁금했던 바로 그 '평일 낮 가로수길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들'처럼 며칠을 보내고 싶다. 콧구멍에 바람이 들이쳐 폣속까지 팽팽해질 정도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고 싶기도 하다. (자전거 빌려주실 분?) 처박아두었던 리코 GRD3를 꺼내서 사진도 찍고 싶고 (언제 메모리카드 정리할지는 모르지만) 여행도 하고 싶고 전시회도 공연도 가고 싶고 음냐음냐. 선미가 그랬지, 24시간이 모자라ㅡ 우 베비. 24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할텐데, 하고 D-2 시점에 생각해본다. 


오늘은 아이폰 리퍼를 받고 처리해야할 일도 하고 짐 정리를 슬슬 시작해야지. 이렇게 10월이 간다. 내 길었던 무신사 생활도 심플하게 끝나고 있다. 시원한가? 시원하다. 평범하고 자연스러워서 굉장히 마음에 든다.  





첨부 사진은 실장님과 첫 만남. 첫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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